돈 빌려주고 못받을때 신고 방법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가까운 사람이 어려움을 호소하며 돈을 갚겠다고 약속하면 보통은 돈을 빌려주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돈 문제에서는 까다로운 편인데, 처음으로 지인에게 큰 돈을 빌려준 적이 있어요. 그 지인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돈을 빌려주고 있더라고요.

그 금액이 저에게는 큰 돈이었기 때문에, 만약 돈을 제때 갚지 않거나 연락이 끊길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여러 번 고민했어요. 다행히도 그 지인은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서, 약속한 날에 이자까지 갚아주었는데요. 그런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돈을 제때 갚아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했습니다. 돈을 갚지 않았다면 더 괴로웠을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운이 좋았지만, 돈을 빌려주고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돈을 빌려줄 때는 차용증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친한 사람이나 가족에게 돈을 빌려줄 때 차용증을 요구하는 건 쉽지 않아요.

그래서 차용증 없이 돈을 빌려주고 못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돈을 빌려줄 때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차용증 없이 돈을 빌려줬을 때 어떻게 돈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돈 안갚을때 대처 방법

돈을 안 갚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략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 번째는 형사고소를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거죠. 민사와 형사는 따로도 가능하고,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돈을 안 갚았다고 해서 무조건 민형사를 진행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면 돈을 안 갚을 때 어떻게 신고하고, 어떻게 돈을 되찾아야 하는지 알아볼게요.

돈을 빌리고 안 갚는 사람을 '사기꾼'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 사람이 사기꾼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기망', '착오', 그리고 '재산상 이득'이라는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건데요. 이 세 가지가 충족되지 않으면 형사상 사기죄로 고소를 해도 처벌받기는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민사상 대여금 청구소송이나 지급명령을 통해 대응해야 해요.

사기죄의 조건 중 하나인 '기망'[欺罔]은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숨겨 상대방이 오해를 하게 하는 행위를 말하는 거에요. 그냥 사람을 속이는 거 아니라, 재산을 얻기 위해 사람을 오해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를 말하는 거죠.

돈 빌려줄 때 자주 듣는 말들 있죠? "다음 달에 적금이 나오니까 그 때 갚을게", "월급 받으면 바로 갚을 수 있을테니 걱정 마" 또는 "이자는 넉넉하게 줄 테니 걱정하지 말아줘" 이런 식으로 말하곤 합니다. 대부분은 이런 말에 믿음을 가지고 돈을 빌려주곤 하죠.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조금 힘들어서",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다음 달에 갚겠다"라는 변명을 들으며 돈을 갚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처음에는 그럴 듯한 변명이라 갚겠지 싶지만, 갚는 날은 계속 미뤄지고 연락은 점점 뜸해지는 상황이 되죠.

이럴 때 고민이 많이 될 것입니다. 고소를 해야 할지, 소송을 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돈을 빌려줬던 그 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이 정말로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지, 그리고 갚으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확인해봐야 해요. 사람의 마음을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당시의 상황이나 말투, 평소에 어떻게 돈을 쓰는지, 그리고 경제력 등을 종합적으로 봐서 대충 판단해볼 수 있어요.

신고 하기전 체크해야될거

돈을 안 갚는다고 한다면, 신고를 생각하기 전에 몇 가지 확인해봐야 할 게 있어요.

처음 돈을 빌릴 때 그 사람의 재정 상황이 안 좋았는데도 그 사실을 숨겼는지, 돈을 갚을 방법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있다고 속였는지, 자기의 사회적이나 경제적 지위를 과장해서 말했는지, 돈을 빌린 목적을 딴 데 썼는지, 그리고 아예 돈 갚을 생각이 없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해요.

또, '돈을 조금이라도 갚으면 사기죄가 안 된다'는 잘못된 정보를 듣고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그런 건 아니에요. 일부 돈을 갚았다고 해서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처음엔 작은 돈을 빌려서 잘 갚다가 나중에 큰 돈을 빌려서 도망가는 사기꾼들은 어떻게 될까요?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한두 가지 사항만 봐서는 안 되고, 전체적인 상황과 그 안의 모든 요소를 빼놓지 않고 살펴봐야 하는 거예요.

돈을 갚는 의지나 능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빌릴 목적까지 거짓말을 했다면, 그건 사기죄로 분명히 볼 수 있어요.

이런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리면, 평소에 항상 자기가 돈 많은 사람이라고 주변에 자랑하던 A씨가 사업을 시작한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렸어요. 그 금액이 500만 원에서 2천만 원까지였죠. A씨를 잘 알고 있던 지인들은 A씨가 돈을 뜯어가지 않을 거라고 믿고 돈을 빌려줬어요. 처음에는 이자를 매달 잘 갚아줬지만 반년이 지나자 이자 갚는 날짜가 점점 늦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는 이자를 아예 안 갚기도 했죠.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지인들은 돈을 갚으라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A씨는 자기 통장 내역을 캡처해서 보여주며, 금방이라도 돈을 갚을 수 있다고 말하며 지인들을 달래곤했어요. 그런데 1년이 지나도록 원금은 커녕 이자도 받지 못하고 결국에는 A씨와 연락도 두절되었어요. 지인들이 알아본 결과, A씨는 사업을 한 적이 없었고, 빌린 돈으로는 명품을 사거나 여행을 가는 데에 썼더라고요. 더욱이 A씨가 평소에 돈이 많다고 자랑했던 것도 대출로 만든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결국, 지인들은 A씨를 사기죄로 고소하게 되었습니다.

• A씨는 자기 통장 내역을 캡처해서 보여주며, 언제든지 돈을 갚을 수 있다고 말하며 지인들을 달래려 했습니다.
• 그런데 A씨가 평소에 돈이 많다고 자랑했던 것도 대출로 만든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A씨는 돈을 갚을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 A씨는 빌린 돈으로 명품을 사거나 여행을 가는 데에 썼더라고요.
• A씨는 돈을 빌릴 목적을 거짓말을 했습니다.

돈을 갚지 않는다면 어떻게 빌려줬던 돈을 되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그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을 사기죄로 고소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에요. 보통 차용증을 이용하지만, 차용증이 없다면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등을 증거로 쓸 수 있어요. 그런 증거에는 빌린 돈이 얼마인지, 언제까지 돈을 갚기로 약속했는지, 사기를 당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이 필요하겠죠.

이런 증거들을 확보했다면, 가까운 경찰서에 찾아가서 고소장을 써야 해요. 고소장을 제출하면 대략 일주일에서 세 주 정도 후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올 거에요. 그럼 경찰이 피해자와 피의자를 조사해서 사기죄가 성립되는지 확인할 거에요.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의자는 자기가 사기를 친 게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사기를 치었다고 인정하고 합의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어요. 피의자가 자기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하고 합의하려 한다면, 피해자는 빌려준 돈 이외에도 마음의 상처를 보상받을 수 있어요. 피의자가 합의하더라도 벌을 받게 되니, 피해자는 그동안의 힘든 시간을 조금이나마 달래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상대방이 합의를 안 한다면 어떡하냐구요?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민사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아야 합니다. 합의는 양측이 서로 동의하는 것이라 수사관이 이를 강요하거나 법으로 강제할 수 없거든요.

민사소송을 통해 소송을 벌이고 승소 판결을 받으면, 그 판결문을 가지고 상대방의 재산에 강제로 집행할 수 있어요. 그런데, 상대방이 재산이 없다면, 재산을 명시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하고, 그래도 상대방의 재산을 찾을 수 없다면 마지막으로 재산조회신청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돈을 돌려받는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죠...

돈을 갚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신고하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화가 치밀어 상대방 집 앞에 가서 돈을 내놔라고 소리치고 싶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불법채권추심이나 형사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요. 돈을 빌려줬는데 제때 받지 못하고 계신다면, 혼자서 고민하시지 마시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보세요.